겨울이 되면 구세군, TV나 라디오를 틀면 구호단체 광고를 접하게됩니다. 제 지인들 중 일부는 이런 자선단체 후원을 하거나 자원봉사 활동을 하고 있어요. 예전엔 이를 주제로한 TV프로그램도 많았었습니다.
하지만 최근 이런 자원봉사와 후원에 큰 충격을 줬고, 회의감 마저 들게한 사건이 있었습니다. 바로 이영학 살인사건인데요. 이영학 살인사건 직전에 발생했던 이영학 부인 폭행사망 사건까지 들춰보면, 검증없이 이뤄진 후원이 선의의 목적과 의도를 훼손시키고 악용될 수 있는지 짐작하게 됩니다.

이영학은 어렸을 때 거대백악종이라는 희귀난치병을 앓았습니다. 그 병을 고치기 위해 총 5번의 수술을 했고 그 과정에서 어금니를 제외한 모든 치아가 제거됐죠. 그 탓에 유년시절 내내 친구들과 잘 어울리지 못하게됩니다.
이때 부터인지 모르지만, 이영학은 점점 삐뚫어지기 시작했어요. 중학교 시절 이영학은 초등학교 여자아이를 유인해 성폭행하고 지나가는 여학생에게 상습적으로 성추행을 일삼았지만 (당시 이영학 엄마의 입김이 쎘던 탓에) 학교측에선 아무런 제재가 없었어요.

<학생시절 자신의 교복에 핏자국을 보여주며 "성폭행 하고 남긴 흔적"이라며 자랑했던 이영학>
얼마 후, 이영학은 최미선을 만나게됩니다. 그리고 둘은 곧 결혼하게되는데 이 사이에서 딸(이아연)이 태어나는데 이아연 양 역시 이영학과 같은 병(거대백악종)을 앓게되면서 세상에 알려집니다.

<이영학의 딸에게 발생된 거대백악종을 설명하는 모습>
2005년, 어금니 밖에 없는 아빠와 유전병을 앓는 딸의 사연을 많은 사람들이 접하게됩니다. 이때 이영학은 "어금니 아빠"라는 별칭으로 유명해져요. 딸에게 더없이 다정하고, 잘 치유해주고 싶지만 돈이 없다는 자신의 상황을 적극 어필하며 눈물어린 호소를 하니 후원은 빗발치기 시작했습니다.

이영학은 후원금은 눈먼 돈이라는 것을 알게되자 방송사 관계자들을 만날 때마다 "자신의 모습이 더 불쌍하게 나오게 해달라"부탁도 하고 "어금니 아빠의 행복"이란 책까지 만들어 막대한 수입을 챙겨요. 심지어는 자신이 "치매, 간질, 암"에 걸렸다며 병자 행세를 합니다. 각종 온라인 커뮤니티 게시판에 "우리 가족을 도와달라"며 광고아닌 광고글을 올리기까지 해요.
이렇게 챙긴 돈중에 파악된 것만 12억. 이영학은 이중에서 10억원 가량을 빼돌려 유흥 목적으로 썼어요. 기가 막힌 사실은 그가 나라로부터 장애인 혜택지원 명목으로 월170만원씩 받았는데 이 돈을 받아내기 위해 일부러 타인명의로 자동차를 여러대 구입했다고 합니다.

<이영학이 몰고다닌 차는 총 3대로써 모두 해외명품차량>
이후로 약 10여년간 이영학은 호의호식합니다. 나중에 밝혀진 사실이지만, 이영학은 자신이 지낸 곳에 많은 사람을 끌어들여 성매매업소(퇴폐 마사지) 운영을 했어요. 자신의 아내(최미선)에게까지 성매매를 강요했고 상습적으로 아내를 폭행합니다. 마침내 이영학은 아내에게 이영학의 계부의 성접대까지 요구하게됩니다. 이영학의 아내 최미선 씨는 이런 부조리 속에서도 꿋꿋이 버티다 그만 2017년 이영학의 폭행으로 사망하게 됩니다.

처음 아내(최미선 씨)의 사망이 알려졌을 때, 이영학은 이웃에게 자꾸 다가가 친한 척 하며 "자신의 계부가 성폭행했고 이에 괴로워하며 자살했다"는 민망한 얘길 곧잘 흘렸다고 합니다.
아내 사망으로 탄로나게될 자신의 악행을 덮고싶었던지, 그는 아내를 보고싶다는 영상을 올렸습니다. 영정사진을 들어올리고는 영정사진에 뽀뽀하고 글썽이는 그의 모습이 정말 소름돋는데요, 그는 이렇게 하고나면 금방 잊혀지겠지 자신의 잘못이 덮어지겠지 생각을 한 듯 싶습니다.

<이영학이 올린 "울아내" 영상 - 출처 : https://www.youtube.com/watch?v=N-gY4-EcC0g >
그리고 이영학은 아내(최미선 씨)가 사망한지 한달도 안된 어느날, 이성교제를 하고싶다며 한 커뮤니티 공간에 짧막한 소개글을 올립니다. 하지만 그의 바램대로 이뤄지지 않자 그는 다른 희생양을 물색하기 시작해요.

이영학은 딸의 친구를 희생양으로 눈독들이게됩니다. 그리고 딸을 시켜 집으로 초대해 수면제를 먹입니다. 이때 황당한 건 이영학 딸(이아연)의 행동인데요, 자신의 친구에게 수면제를 주며 "영양제니까 안심하고 먹어"라며 건넸다는 거죠. 언급된 최미선 씨 사망당시에도 이영학과 조직적으로 움직이며 그곳을 잘 수습한 걸 봤을 때 그의 딸도 이학영의 계속된 악행에 크고작은 도움이 됐을 거 같아요.
딸의 친구는 깊은 잠에 빠지고 이학영은 잠든 여학생에게 각종 성추행을 하게됩니다. 여중생은 얼마 안 가서 잠에서 깨어나지만 이에 당황한 이학영은 곧바로 목을 졸라 딸의 친구를 죽이게됩니다.

결국 그는 경찰에 검거돼 무기징역을 선고받고 감옥에 갇혀있습니다. 그의 딸(이아연) 역시 공범으로서 정황이 뚜렷해 징역 4년을 선고받았구요. 이 사건이 발생된 이후로, 많은 사람들은 마냥 후원하는 것이 좋진 않다는 생각을 갖게됐습니다. 책을 편찬하고 각종 미디어에 오르락내리락 했던 이영학의 추악한 이면을 봤기 때문이죠.

앞으로는 이런 비극이 없길 바라고 후원문화가 좀더 체계적으로 이뤄져서 정말 도움을 필요로하는 사람에게 많은 손길이 닿았으면 합니다.
